이태준 복덕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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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2-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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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연 뜨물에 휩쓸려 나오는 것이 여러 가지다. 호박 꼭지, 계란 껍질, 거피해 버린 녹두 껍질.
안초시는 그 날카로워진 이를 빈 입인 채 빠드득 소리가 나게 한번 물어 보고 고개를 들었다. 안초시는 이내 자기의 때묻은 적삼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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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벌써 낼 모레지!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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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오륙 년째 안초시는 말끝마다 ‘젠―장……’이 아니면 ‘흥!’ 하는 코웃음을 잘 붙이었다. 거기는 한 조박의 녹두빈자나 한잔의 약주로써 어쩌지 못할, 더 슬픔과 더 고적함이 품겨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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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초시는 저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었다.
하늘은 천리같이 트였는데 조각구름들이 여기저기 널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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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주먹구구에 골독했던 안초시에게는 놀랄 만한 폭음이었던지, 다리 부러진 돋보기 너머로, 똑 모이를 쪼으려는 닭의 눈을 해가지고 수챗구멍을 내다본다.
“녹두 빈자떡을 부치는 게로군,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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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석, 앞집 판장 밑에서 물 내버리는 소리가 났다. 기름내가 코에 풍기는 듯 대뜸 입 안에 침이 흥건해지고 전에 괜찮게 지낼 때, 충치니 풍치니 하던 것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아래윗니가 송곳 끝같이 날카로워짐을 느끼었다. 소매를 내려다보는 그의 얼굴은 날래 들리지 않는다. 어떤 구름은 깨끗이 바래 말린 옥양목처럼 흰빛이 눈이 부시다.